영주 시내를 굽어보는 언덕 위 뷰 맛집, 녹스고지에서 만끽하는 특별한 하루

언젠가부터 SNS 피드에 영주라는 도시의 이름이 심심찮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역사를 품은 고즈넉한 도시, 아름다운 자연 풍경… 그 중에서도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단연 ‘녹스고지’라는 카페였다. 이름부터 왠지 모르게 신비로운 느낌을 풍기는 그곳은, 사진 속에서 영주시내를 한눈에 담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마치 해방촌 루프탑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뷰는, 묘한 설렘을 안겨주며 나를 영주로 이끌었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좁은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을 때, 솔직히 조금 당황했다. ‘이런 곳에 정말 카페가 있다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한적한 동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언덕 꼭대기에 웅장하게 자리 잡은 ‘녹스고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 풍경과는 사뭇 다른, 세련되고 현대적인 외관은 마치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이미 많은 차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역시, 핫플레이스는 핫플레이스인가 보다. 주차를 도와주시는 분의 안내를 받아 겨우 자리를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카페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녹스고지 베이커리류
다양한 빵들이 진열되어 있는 1층 모습.

1층에 들어서자, 은은한 커피 향과 함께 다양한 빵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갤러리처럼 정갈하게 진열된 빵들은 하나하나 예술 작품처럼 아름다웠다. 특히 내 시선을 사로잡은 건, 크림과 싱그러운 멜론 조각이 듬뿍 올라간 크루아상이었다. 몽글몽글한 크림의 질감과 달콤한 멜론의 조화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그 옆에는 앙증맞은 크기의 쿠키와,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의 케이크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마치 보석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으로 빵들을 둘러본 후, 커피와 함께 즐길 디저트를 신중하게 골랐다. 사진 속에서 봤던 오레오 치즈 크림 케이크의 꾸덕한 비주얼을 잊을 수 없어, 결국 그 녀석으로 선택했다.

주문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자,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주셨다. 첫인상부터 느껴지는 친절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메뉴를 고르면서, 디카페인 커피가 있는지 여쭤봤는데, 다행히 준비되어 있다고 하셨다. 평소 카페인이 약한 나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와 오레오 치즈 크림 케이크를 주문하고, 카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녹스고지는 1층부터 3층, 그리고 지하까지 총 5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각 층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2층은 통유리창으로 시원하게 트인 공간이었는데, 영주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멋진 뷰를 자랑했다. 마치 액자 속에 담긴 풍경처럼, 푸른 하늘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다소 웅성거리는 분위기였고, 햇살이 강하게 들어와 조금 더웠다.

녹스고지 벽면
미니멀하면서도 감각적인 벽면.

3층은 루프탑 가든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파라솔이 없어 낮에는 햇볕을 피하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저녁에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야경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루프탑에서 내려다보는 영주시내의 야경은, 밤의 여신 ‘NOX’처럼 아름답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저녁에 방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나는 지하로 향했다.

지하 1층은 ‘무비존’이라는 이름처럼, 커다란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는 공간이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편안한 의자에 앉아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마치 독립 영화관에 온 듯한 아늑한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 특히, 지하에는 야외 테라스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작은 연못과 푸릇한 식물들이 어우러져 마치 비밀 정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나는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의 지하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주문한 커피와 케이크를 기다렸다.

녹스고지 연못
지하 테라스에 마련된 연못.

잠시 후, 진동벨이 울리고, 나는 1층으로 내려가 커피와 케이크를 받아왔다. 쟁반에 담긴 커피와 케이크는,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6천 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비주얼이었다. 다시 지하 테라스로 돌아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맛을 볼 시간! 먼저,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셔봤다.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내 입맛에 딱 맞았다. 평소 산미가 강한 커피를 즐기지 않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커피였다.

녹스고지 크루아상
멜론 크림이 듬뿍 올라간 크루아상.

다음으로, 오레오 치즈 크림 케이크를 맛봤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에 눈이 번쩍 뜨였다. 우리가 흔히 아는 투썸의 아이스박스와 비슷한 맛이었지만, 치즈 함량이 더 많은지 훨씬 더 꾸덕하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부드러운 크림과 바삭한 오레오 쿠키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커피와 케이크를 번갈아 음미하며, 나는 잠시 현실을 잊고 달콤한 행복에 빠져들었다.

녹스고지에서의 시간은,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였다. 아름다운 뷰와 맛있는 커피,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특히, 지하 테라스의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나는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멍하니 연못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복잡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카페를 둘러보면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발견했다. 먼저, 5세 이상은 1인 1음료를 주문해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아이가 마실 수 있는 음료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데, 굳이 음료를 주문해야 한다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가파르고, 2층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노약자나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는 다소 불편할 것 같았다.

녹스고지 루프탑
파라솔이 덮여진 루프탑 좌석.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녹스고지는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영주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멋진 뷰와, 각 층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독특한 인테리어, 그리고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까지… 녹스고지는 영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카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친절한 직원분들의 서비스는, 녹스고지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나는 녹스고지에서 약 3시간 정도 머물렀다. 떠나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카페 문을 나섰다. 언덕길을 내려오면서, 나는 다시 한번 녹스고지를 올려다봤다. 밤의 여신처럼 빛나는 녹스고지의 모습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꼭 저녁에 방문해서, 루프탑에서 야경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셔야겠다. 영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녹스고지는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녹스고지 계단
계단 옆에 놓인 작은 화분.

돌아오는 길, 나는 녹스고지에서 느꼈던 여유와 평온함을 되새기며, 다음 여행을 계획했다. 영주에는 녹스고지 외에도 아름다운 관광 명소가 많다고 하니, 시간을 내어 영주 구석구석을 탐험해봐야겠다. 특히, 전국 3대 일제시대 관사건물이 자리한 관사골은, 녹스고지와 함께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영주는, 나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특별한 도시가 될 것이다.

녹스고지에서의 하루는, 단순한 카페 방문을 넘어,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영감을 선사했다.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나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나는 앞으로도 녹스고지를 자주 방문하고, 영주라는 도시를 더 깊이 알아가고 싶다.

녹스고지 주차장
주차장 안내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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