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사람들의 소울푸드, 행복한 와그너 엣집에서 만난 추억의 맛! (서울 맛집)

출장길, 서울 변두리의 작은 동네에 숙소를 잡았다. 늦은 저녁, 낯선 골목을 어슬렁거리다 ‘와그너 엣집’이라는 정겨운 이름의 식당을 발견했다. 노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폰트가 어딘가 모르게 향수를 자극했다.

와그너 엣집 간판
정겨운 느낌의 와그너 엣집 간판

저녁 7시, 식당 안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자리가 없어 30분 동안 주변을 서성이며 여섯 번이나 들락거린 끝에 겨우 한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인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정겹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황실이 튀김’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광주 지역의 향토 음식이라고 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황실이 튀김과 모듬 튀김을 주문했다. 잠시 후, 푸짐한 밑반찬이 테이블 가득 차려졌다.

푸짐한 밑반찬
정갈하고 푸짐한 밑반찬

총 12가지의 다채로운 밑반찬은 마치 작은 뷔페를 연상케 했다. 젓갈, 김치, 나물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슴슴하게 무쳐낸 콩나물은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황실이 튀김이 나왔다. 처음 보는 비주얼에 살짝 당황했지만, 갓 튀겨져 나온 따끈한 튀김의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황홀한 맛이었다. 대체 황실이가 뭐길래 이렇게 맛있을까? 궁금증을 뒤로하고 쉴 새 없이 튀김을 입으로 가져갔다.

황실이 튀김과 쌈 채소
겉바속촉의 정석, 황실이 튀김

모듬 튀김 또한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새우, 오징어, 황실이로 구성된 모듬 튀김은 바삭한 튀김옷과 신선한 재료의 조화가 훌륭했다. 특히, 새우튀김은 톡톡 터지는 새우 살의 식감이 일품이었다. 튀김을 먹는 동안, 옆 테이블에서 김치찌개와 동태탕을 시키는 것을 보았다. 얼큰한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이미 튀김으로 배가 부른 상태라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모듬 튀김
다양한 튀김을 맛볼 수 있는 모듬 튀김

와그너 엣집은 좌식 테이블 4개만이 놓인 아담한 공간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옆 사람의 대화 소리가 잘 들렸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욱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벽에는 메뉴와 가격이 적힌 노란색 종이가 붙어 있었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소품들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나는 어린 시절 동네 분식집에서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던 추억을 떠올렸다.

식당 내부 모습
소박하고 정겨운 식당 내부

와그너 엣집은 친절한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 또한 매력적이었다. 인심 좋은 사장님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셨고,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셨다. 덕분에 나는 마치 오랜 단골손님처럼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옷에 밴 튀김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지만 불쾌하기는커녕, 오히려 기분 좋은 향긋함으로 느껴졌다.

식당 내부 모습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식당 내부

와그너 엣집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따뜻한 추억과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화려하고 세련된 레스토랑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박하고 진솔한 매력이 가득한 곳이었다. 서울에서 만난 광주식 맛집이라니, 어쩌면 나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미식가이기 이전에,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찾아 헤매는 여행자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서울에서 숨겨진 맛집을 찾는다면, 와그너 엣집을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겉바속촉 황실이 튀김의 매력에 푹 빠져, 나처럼 단골이 될지도 모른다.

다양한 밑반찬 클로즈업
정갈하게 담긴 다양한 밑반찬
푸짐한 밑반찬
한 상 가득 차려진 푸짐한 밑반찬
메뉴판
다양한 메뉴가 있는 메뉴판
메뉴판과 내부 모습
메뉴판과 북적이는 내부 모습
황실이 튀김
겉바속촉의 황실이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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