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먼 길 떠나기 전이나 여행의 피로를 풀 때,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는 그런 곳이 있잖아요. 제게는 부산역 근처의 ‘스완양분식’이 바로 그런 곳이랍니다. 오랜만에 경양식 돈까스 생각이 간절해서 발걸음을 옮겼는데, 세상에, 여기가 바로 제 고향 집 밥상처럼 푸근하고 따뜻한 맛집이었어요.
처음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정겨운 분위기가 저를 반겨주더군요. 너무나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오늘 맛볼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습니다. 부산역에서 멀지도 않은 곳이라, 기차 타기 전에 잠시 들러 허기를 채우기에도 딱 좋겠더라고요.

이곳의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니, 추억을 자극하는 메뉴들이 가득했어요. 옛날돈까스, 오므라이스, 함박스테이크까지! 뭘 골라야 할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답니다. 그러다 결국,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돈까스와, 특별하다는 눈꽃치즈돈까스를 주문하기로 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한 스프 한 그릇이 나왔습니다. 보통 스프는 빵이나 튀김과 함께 먹곤 하는데, 이곳의 스프는 마치 부드러운 크림 같았어요. 후추를 솔솔 뿌려 한 숟갈 뜨니,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입안 가득 퍼지더군요. 마치 예전에 엄마가 아프면 끓여주시던 그 수프 맛 같아서, 벌써부터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곁들임 찬들이 먼저 나왔는데, 아삭하게 씹히는 양배추 샐러드와 새콤달콤한 깍두기가 인상 깊었어요. 특히 이 깍두기가요, 정말이지 물건입니다.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돌아서 돈까스 한 점에 깍두기 하나 얹어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이 따로 없더라고요. 깍두기는 셀프 리필이 가능해서, 몇 번이고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까스가 나왔습니다. 겉은 바삭하게 튀겨졌고, 그 위로는 먹음직스러운 소스가 자르르 흐르고 있었죠. 여기에 반숙으로 익혀진 계란 프라이가 떡하니 올라가 있으니, 이건 뭐 눈으로만 봐도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겉바속촉의 정석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튀김옷은 어찌나 바삭한지, 씹을 때마다 경쾌한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더군요. 그리고 속살은 또 얼마나 부드러운지, 마치 입안에서 스르륵 녹아내리는 것 같았어요. 돼지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한 맛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습니다. 넉넉하게 뿌려진 새콤달콤한 소스 덕분에 전혀 느끼하지도 않고,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어서 나온 눈꽃치즈돈까스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돈까스 위에 수북하게 쌓인 하얀 눈꽃 치즈는 그야말로 장관이었어요. 마치 겨울 왕국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요. 치즈 특유의 고소하고 풍부한 풍미가 바삭한 돈까스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자아냈습니다. 치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정말이지 눈이 휘둥그레질 거예요. 듬뿍 올라간 치즈 덕분에 씹을 때마다 쭉쭉 늘어나는 재미까지 더해져, 먹는 내내 즐거웠답니다.

양이 많다는 리뷰를 많이 봤는데, 정말 빈말이 아니었어요.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니, 배가 든든하게 불러왔습니다. 단순히 양만 많은 것이 아니라, 모든 메뉴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긴 것이 느껴졌어요. 재료도 신선하고, 음식도 깔끔하게 잘 튀겨져 나와 기름진 느낌도 전혀 없었죠.
특히 이날은 돈까스 외에 계란함박스테이크도 맛보았는데, 부드러운 함박에 고소한 계란이 더해져 정말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되었습니다. 소스도 짜지 않고 적당히 달콤해서 함박스테이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지요.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추억과 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원분들도 어찌나 친절하신지, 필요한 것이 없는지 계속 살뜰히 챙겨주셨답니다. 덕분에 편안하고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어요.
부산역 근처에서 제대로 된 옛날 경양식 돈까스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스완양분식은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거예요.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고, 입안 가득 퍼지는 그 맛에 속이 다 편안해지는, 그런 마법 같은 곳이랍니다. 다음에 부산에 가면 꼭 다시 들러서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