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밥상을 만나고 왔어요. 어디 멀리 간 것도 아닌데, 꼭 고향집에 온 듯한 편안함과 정겨움이 가득한 곳이었답니다. 경북 성주에 숨어있는 보물 같은 식당, ‘너머’ 이야기예요. 사실 대구에도 너머가 있다고는 들었는데, 역시 성주가 ‘찐’이라는 소문을 듣고서 일부러 찾아갔지요. 왠지 모르게 설레는 발걸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코끝을 간지럽히는 익숙한 냄새에 마음이 먼저 녹아내리는 듯했어요.
처음에 자리에 앉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테이블 위 가지런히 놓인 알록달록한 수저 세트였어요. 노란색, 초록색, 빨간색. 마치 어린 시절 문방구 앞에서 용돈 탈탈 털어 사던 학용품처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이게 뭐라고, 괜히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메뉴판을 쓱 훑어보니, 아는 이름도 있고 처음 보는 이름도 있었어요. 떡볶이, 토스트, 빙수…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먹던 추억의 메뉴들이 가득했죠.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바로 ‘치즈떡볶이’였어요. 리뷰에서도 칭찬이 자자하길래, 이걸로 시작해 보자 싶었죠. 주문을 하고 나니, 음식이 생각보다 빨리 나오는 거예요. 아이고, 기다리는 동안 입맛만 다실까 걱정했는데, 솜씨 좋은 이모님께서 후다닥 차려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었답니다.
제일 먼저 나온 건 역시 치즈떡볶이였어요. 하얀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뿌려져 있어서, 마치 눈이 소복이 쌓인 산봉우리 같더라고요. 숟가락으로 한 숟갈 뜨니, 쭈욱 늘어나는 치즈가 예술이었어요. 맵지 않고 적당히 달콤한 양념에 쫄깃한 떡이 어우러지니, 정말 입에서 스르륵 녹아내리는 맛이었죠.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떡볶이 맛이랑 똑같았어요. 이거 한 숟갈 뜨니, 저도 모르게 고향 생각이 절로 나더라고요.

옆에는 김치그라탕도 시켰는데, 이것도 정말 별미더라고요. 새콤한 김치와 고소한 치즈가 만나니, 느끼함 하나 없이 정말 맛있었어요. 밥이랑 같이 먹어도 좋고, 그냥 숟가락으로 퍼먹어도 좋았죠. 떡볶이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제 입맛을 사로잡았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지, 메뉴 중에 ‘다이어트 스파게티’라는 것도 있더라고요. 이름만 들으면 왠지 밍밍할 것 같지만, 건져 먹을 야채가 푸짐하다고 해서 주문해 봤어요. 아니나 다를까, 토마토소스 베이스에 각종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서 정말 건강한 맛이었어요. 면도 가늘게 잘려 나와서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겠더라고요.
이것저것 시키다 보니, 양이 정말 푸짐했어요. 리뷰에서도 ‘양이 많다’는 말이 많았는데, 괜히 하는 말이 아니더라고요. 한 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이었죠.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고, 양도 많으니, 이거야말로 ‘가성비 최고’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곳이었어요.

토스트 종류도 다양했는데, 저희는 ‘모듬 토스트’와 ‘참치 토스트’를 주문했어요. 모듬 토스트는 잼, 계란, 치즈 등 다양한 속재료가 들어가서 이것저것 맛보기 좋았어요. 빵도 겉은 노릇하게 구워져서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부드러웠죠. 어릴 적 엄마가 빵 위에 잼 발라주시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참치 토스트 역시, 고소한 참치와 부드러운 빵의 조화가 일품이었답니다. 햄이 들어간 토스트도 있었는데, 김밥용 햄처럼 얇고 길쭉한 햄이 들어가는 방식도 신기했어요.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바로 빙수예요. 여름이 되면 과일빙수는 필수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과일빙수를 시켰는데, 정말 알록달록한 과일들이 한가득 올라가 있었어요. 딸기, 키위, 바나나, 복숭아까지. 시원한 얼음에 달콤한 과일이 어우러지니,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어요. 팥빙수도 처음 먹어봤는데, 이것도 역시나 맛있었답니다.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었어요.

음식을 먹는 동안, 사장님 부부께서 계속 테이블을 오가시며 손님들에게 필요한 건 없는지 살피시더라고요. 덕분에 저희도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어요. 아이고, 이렇게 친절하시면 또 오고 싶어지잖아요. 가게 안은 오래된 분식집 특유의 정겨움이 느껴졌어요. 화려하진 않았지만,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졌답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들을 위해 맵기 조절도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어요. 저희는 기본 맵기로 먹었는데도 그리 맵지 않아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그래도 매운 걸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매떡’이라는 메뉴도 따로 있더라고요. 다음엔 스트레스 풀고 싶을 때 한번 도전해 봐야겠어요.
사실, ‘이런 토스트는 난생 처음’이라는 부정적인 리뷰도 보긴 했어요. 햄이 싸구려 같다는 내용이었는데, 제가 먹어본 토스트는 전혀 그렇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빵도 맛있고 속도 꽉 차서 만족스러웠어요. 사람마다 입맛은 다르니, 그런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답니다.
어떤 분은 ‘매떡은 무슨 조미료일까, 날카로운 매운 맛’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그 자극적이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 매력적이었어요. 스트레스 받을 때 먹으면 확 풀릴 것 같은 그런 맛이었죠. 15년 넘게 이 집을 다니셨다는 분도 계시던데,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지에 있다가도 생각나는 맛이라니,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오랜만에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하루였어요.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먹던 추억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답니다. 성주에 가신다면, 이곳 ‘너머’에 꼭 한번 들러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아이고, 생각만 해도 또 먹고 싶어지네요. 사장님, 건강 잘 챙기셔서 오래오래 맛있는 음식 만들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