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점심시간,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문득 떠오른 곳이 있었다. 혼자 밥 먹기 괜찮은 곳, 부담 없이 맛있는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곳. 그런 나의 까다로운 기준에 딱 들어맞는 곳, 바로 ‘양재카츠’였다. 양재천 근처, 조금은 한적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이미 많은 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생 돈까스’ 맛집으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정갈한 인테리어가 나를 반겼다. 마치 작은 일본 식당에 온 듯한 아늑함이 느껴졌다. 혼자 온 나를 어색하게 만들 법한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듯한 공간이었다. 물론, 대규모 단체석은 없었지만, 2인석과 4인석 테이블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카운터석이 있어 혼자 오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는데, 눈길을 사로잡는 메뉴들이 많았다. 로스카츠, 히레카츠, 치즈카츠는 기본이고, 특상 로스카츠, 등심 돈까스까지. 무엇을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혼자 왔지만,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은 마음에 두 가지 카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로스+히레카츠’ 세트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시원한 메밀소바까지 곁들이면 완벽한 한 끼가 될 것 같았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숨을 고르는데, 주방에서는 튀김옷이 튀겨지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흘러나왔다. 기대감 속에 기다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내 내가 주문한 메뉴가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삭한 튀김옷을 입은 로스카츠였다. 겉보기에도 두툼한 두께와 먹음직스러운 황금빛 색감이 식욕을 자극했다. 함께 나온 히레카츠는 왠지 모르게 더 부드러워 보였다. 곁들임으로 나온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에 상큼한 드레싱이 뿌려져 있었고, 갓 지은 듯 윤기 나는 밥과 새콤달콤한 김치, 그리고 짭짤한 장아찌까지. 이 모든 구성이 1인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짐했다.

먼저 로스카츠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겉은 정말 바삭했다. 한 입 베어 물자마자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씹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 속이었다. 두툼한 등심 부위는 퍽퍽함 하나 없이 촉촉했고,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무엇보다 고기의 잡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함께 나온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히레카츠 차례였다. 로스카츠보다 굵기가 얇았지만, 역시나 부드러움의 극치였다.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은 정말이지 감동 그 자체였다. 퍽퍽함과는 거리가 먼, 마치 안심 스테이크를 먹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와사비를 살짝 곁들여 먹으니, 카츠의 풍미를 더욱 섬세하게 끌어올려 주었다.

함께 주문한 메밀소바도 빼놓을 수 없다. 차가운 육수에 담긴 메밀면은 탱글탱글한 식감을 자랑했다. 시원한 육수와 함께 후루룩 넘기니, 기름진 카츠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며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소바 국물은 깊은 감칠맛이 느껴져 술술 넘어갔다.

중간중간 곁들여 먹은 샐러드와 깍두기, 장아찌도 모두 훌륭했다. 샐러드는 드레싱이 과하지 않아 신선한 채소의 맛을 살렸고, 깍두기와 장아찌는 적절한 새콤함과 아삭함으로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 끼 식사가 단순한 끼니 해결을 넘어, 마치 잘 차려진 코스 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이곳은 1인분 주문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혼자 와서 식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실제로 내 옆 테이블에도 혼자 온 분이 계셨는데, 전혀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고 계셨다. ‘혼밥하기 좋은 곳’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입안에는 고소한 풍미와 함께 만족감이 가득했다. 양재천을 따라 가볍게 산책하며 소화도 시킬 겸 주변을 둘러보았다. 도심 속에서 이런 보물 같은 맛집을 발견하는 즐거움이란!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돈까스를 파는 곳을 넘어, 혼자 오는 손님에게도 편안함과 만족감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다음에 또 양재에 올 일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나의 또 하나의 ‘인생 맛집’ 리스트에 추가된 곳이었다.
혹시 양재 근처에서 혼자 맛있는 한 끼를 즐기고 싶은 분이 있다면, ‘양재카츠’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