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혼밥 메뉴를 고민하며 길을 나섰다. 낯선 곳에서 혼자 밥 먹을 장소를 찾는다는 건 언제나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을 동반한다. 특히 영천처럼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곳, 구룡포대게과메기해산물은 현지인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하지만, 겉보기에는 조용하고 아는 사람만 찾는 듯한 ‘숨은 맛집’ 분위기를 풍긴다. 간판 너머로 보이는 가게의 모습은 왠지 모를 편안함을 선사했고, “오늘은 혼밥 성공!”이라는 짧은 혼잣말과 함께 가게 문을 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에 마음이 놓였다.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저마다의 식사를 즐기고 있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풍경일지라도 혼자 온 사람에게는 은근히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곳은 달랐다. 젊은 사람부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식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누구 하나 혼자 온 사람을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눈치를 주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듯한 공간이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과메기는 물론이고 다양한 해산물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과메기’였다. 혼자 왔지만,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그리고 혼자 먹기 좋은 좌석이 있는지 슬쩍 둘러보았다. 다행히 1인분 주문이 가능했고, 카운터석과 같이 혼자 앉기 좋은 자리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런 세심한 배려 덕분에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함 없이, 마치 단골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주문한 과메기가 나왔을 때, 그 푸짐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과메기와 함께 차려진 채소들의 싱그러움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했다. 신선한 배추 잎은 마치 봄날의 햇살을 머금은 듯 연둣빛과 흰빛이 어우러져 싱그러움을 더했고, 쌈을 싸 먹기 딱 좋은 크기로 정갈하게 썰려 있었다. 붉은 고추와 풋고추, 마늘 슬라이스도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왔다.

무엇보다 이 집의 과메기 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초장은 정말 특별했다. 흔히 맛볼 수 있는 일반적인 초장이 아니라, 이곳만의 비법이 담긴 듯 깊고 풍부한 맛이었다. 마치 오랜 시간 공들여 숙성시킨 듯한 감칠맛과 은은한 단맛이 과메기의 비린 맛을 완벽하게 잡아주면서도, 꼬릿한 풍미는 그대로 살려주는 조화로운 맛이었다. 짭조름하면서도 칼칼한 맛의 쌈장은 과메기와의 궁합이 환상적이었다.


본격적으로 과메기를 싸 먹기 시작했다.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과메기는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렸다.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퍼져 나왔고, 신선한 배추 잎에 싸서 초장과 쌈장을 살짝 곁들여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톡 쏘는 알싸함이 매력적인 풋고추와 향긋한 마늘은 과메기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함께 나온 김은 구수한 맛을 더해주었고, 갓 구워낸 듯 따뜻한 김을 한 장 깔고 그 위에 과메기 한 점을 올려 먹는 맛 또한 일품이었다.

이곳을 영천 맛집으로 추천하는 데에는 과메기뿐만 아니라 ‘추억의 도시락’ 메뉴도 한몫한다. 솔직히 과메기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이 ‘추억의 도시락’은 정말이지 강력 추천하고 싶은 메뉴였다. 옛날 학교 앞에서 팔던 것처럼 양은 도시락에 밥과 계란 프라이, 김치, 멸치볶음 등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왔다. 뚜껑을 닫고 흔들어 비벼 먹는 재미까지 더해져,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과메기 특유의 짭짤한 맛과 함께 이 도시락을 먹으니, 든든함은 물론이고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까지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이 또한 혼자 와서도 전혀 어색함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였다.

이 가게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곳을 넘어,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천이라는 지역적인 특색과 더불어, 마치 고향 집에 온 듯한 정겨움이 느껴지는 분위기는 혼자 온 손님들에게도 따뜻한 환영의 손길을 내미는 듯했다. 가게 곳곳에 걸린 사진들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들을 담고 있었고, 그 속에서 나 또한 이 식당의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처음에는 낯선 지역에서 혼자 밥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구룡포대게과메기해산물에서의 시간은 그 모든 걱정을 잊게 해주었다. 싱싱한 과메기와 특별한 초장, 그리고 정겨운 추억의 도시락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혼자여도 괜찮다는, 아니 혼자이기에 더욱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이곳에서 다시 한번 깨달았다. 다음에 영천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 오늘의 혼밥은 완벽하게 성공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