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나가던 길에 문득 눈길을 사로잡은 간판 하나. ‘여긴 꼭 한번 가봐야지’ 마음속에 저장해 둔 곳이 있었는데, 드디어 그날이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묘한 기대감, 마치 비트가 쌓이기 시작하는 무대처럼 내 마음은 이미 들뜨기 시작했다. 이 곳, 내 리스트에 즐겨찾기로 추가될 만한 곳이 분명했다.

주문하자마자 바로 준비되는 메뉴들, 그 속도감부터 남달랐다. 내가 고른 건 역시 메인 메뉴, 해물칼국수. 펄펄 끓는 뚝배기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비주얼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그 자태부터 심상치 않았다.

한 숟갈 떠먹는 순간, 내 입안에서 펼쳐지는 맛의 향연. 마치 힙합 비트처럼 강렬하게, 그러나 부드럽게 퍼져나가는 해물의 시원함이 일품이었다. 인위적인 맛 전혀 없이, 자연 그대로의 시원함이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 마치 파도처럼 밀려오는 싱싱한 조개와 알찬 홍합, 거기에 달큰한 꽃게와 새우까지. 이 모든 해물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국물 맛은 정말이지, 칭찬 일색. 국물 맛이 꽤 선명했고, 계속 끓여도 짜지지 않는 그 비결이 궁금할 정도였다.

함께 나온 사이드 메뉴들도 빼놓을 수 없지. 특히 이 감자전은 정말이지 ‘인생 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겉은 갓 지은 팝콘처럼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한입 베어 물 때마다 ‘바삭!’ 하는 소리가 ASMR처럼 귓가를 맴돌았고, 그 고소한 풍미는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칼국수 한 젓가락에 감자전 한 조각, 이 조합은 마치 찰떡궁합처럼 완벽했다.

칼국수 면발도 쫄깃함이 살아있었고, 국물과의 조화가 너무나도 좋았다. 넉넉한 양은 말할 것도 없고, 꼽배기 수준으로 느껴질 만큼 푸짐해서 한 그릇 다 비우고 나면 제대로 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제공되는 꽁보리밥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비록 양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이 자체가 주는 든든함은 상당하다. 뭔가 더 추가된 반찬이나 고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스쳐 갔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라면 불평하는 건 오히려 미안한 일이다. 물론, 만약 천원 정도를 더 올려 무생채나 무채 볶음 같은 한두 가지 찬이 더 나온다면, 보리밥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도 가져본다.

이곳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카드 결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보통 현금 결제 시 혜택이 좋은 곳들이 많은데, 이곳은 반대로 카드 결제가 더 편하다고 하니, 요즘 시대에 맞는 센스가 돋보인다. 1인당 9천원이라는 가격에 이 모든 푸짐함과 맛을 누릴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축복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 퀄리티라면 가격을 조금 올려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6천원 하던 칼국수가 9천원이 된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격에 이 정도 만족감을 주는 곳은 흔치 않다. 사장님은 계속 들어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없어 보였는데, 병원에 늦지 않으셨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이곳의 해물칼국수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선 경험이었다. 그 시원함, 그 푸짐함, 그 바삭함.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나의 미식 레이더를 짜릿하게 자극했다. 다음에 또 방문할 일은 당연한 수순. 그때는 어떤 새로운 맛의 흐름을 만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