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그 이름만 들어도 정겹고 푸근한 고향의 향기가 느껴지는 곳. 어린 시절, 할머니 손을 잡고 읍내 장터에 가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모처럼 시간이 생겨 성주를 찾았다. 목적지는 딱히 정해두지 않았지만, 발길이 이끄는 대로, 뱃속에서 울리는 꼬르륵 소리가 인도하는 곳으로 향하기로 했다. 군청 근처를 어슬렁거리는데, 낡은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왕만두’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이었다. ‘왕만두’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돈까스가 맛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망설임 없이 가게 문을 열었다.
가게 안은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북적였다. 테이블은 이미 만석이었고, 몇몇 사람들은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잠시 기다려야 하나 싶었지만, 다행히 금방 자리가 나서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만두 종류도 다양했지만, 돈까스, 비빔만두, 순두부백반 등 식사 메뉴도 눈에 띄었다. 메뉴판 한켠에는 가격표가 붙어있었는데,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이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돈까스와 비빔만두를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렸던 돈까스와 비빔만두가 나왔다. 돈까스는 정말 컸다. 접시 가득 덮을 정도로 큼지막한 돈까스가 보는 것만으로도 배불러지는 느낌이었다. 얇게 펴서 튀겨낸 돈까스 위에는 달콤한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샐러드와 밥, 피클, 김치 등이 함께 나왔다. 어릴 적 경양식집에서 먹던 바로 그 비주얼이었다. 돈까스를 한 입 크기로 썰어 입에 넣으니,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돼지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소스는 딱 초등학생 입맛에 맞을 것 같은 달콤한 맛이었다.

비빔만두는 또 다른 별미였다. 튀긴 만두 위에 양배추, 당근, 오이 등 다양한 채소를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 올려져 나왔다. 만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고, 채소는 아삭아삭 신선했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었고, 돈까스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어 더욱 맛있었다. 특히, 넉넉하게 뿌려진 깨가 고소함을 더했다.

돈까스를 먹으면서, 문득 주방에서 들려오는 고기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직접 손으로 돈까스를 만드는 정성이 느껴졌다. 비록 돈까스 고기가 조금 얇다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양이 워낙 푸짐해서, 성인 남성 혼자 먹기에도 벅찰 정도였다. 여성 두 명이서 함께 먹어도 충분할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정말 착했다.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예전에는 가성비 식당으로 불렸을 것 같지만, 물가가 오른 지금은 그저 ‘저렴하고 맛있는 식당’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계산대 옆에는 믹스커피 머신이 놓여 있었다.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가게를 나섰다.
가게를 나서면서, ‘왕만두’라는 간판에 다시 눈길이 갔다. 다음에 방문하면 왕만두와 떡라면을 함께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왕만두는 호빵처럼 크고 맛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순두부백반에 반찬이 9가지나 나온다는 후기를 봤는데, 다음에는 순두부백반도 꼭 먹어봐야겠다.

성주에서 돈까스를 먹고 싶다면, 자신있게 이곳을 추천한다. 화려하고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푸근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옛날 돈까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돈까스 소스는 어릴 적 처음 돈까스를 먹었을 때의 그 맛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성주 군청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외지에서 온 사람들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주차는 성주군청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3분 정도 걸어가야 하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다만, 컵이나 식탁, 수저 등의 위생 상태가 조금 아쉽다는 의견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성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왕만두식당’에 들러 돈까스와 비빔만두를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음에도 성주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왕만두식당’에 들러 다른 메뉴들도 맛볼 예정이다. 특히, 왕만두와 떡라면의 조합이 너무나 기대된다. 성주 맛집 탐방, 다음 여정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