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차창 밖 풍경은 짙푸른 녹음으로 가득했다. 목적지는 ‘초막고갈두’, 매콤한 두부조림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다. 어머니는 오래 전 골프를 치러 이 근방에 자주 왔었다고 했다. 그 시절에는 초가집이었다는데, 세월의 흐름만큼이나 많은 것이 변했을 거라며 설레는 표정을 지으셨다. 큰 도로가에 위치한 덕분에 어렵지 않게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주차를 마쳤다. 잿빛 벽돌로 지어진 2층 건물, 1층의 붉은색 출입문과 창틀이 강렬한 인상을 풍겼다. 간판에는 정겨운 그림체로 ‘초막고갈두’라는 상호가 적혀 있었다. 마치 시골집에 방문한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니, 좌식 테이블이 놓인 공간이 나타났다. 어머니는 쪼그려 앉는 것을 조금 불편해하셨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며 애써 미소를 지으셨다. 메뉴는 매운 두부조림, 우렁이 두부조림, 고등어조림, 갈치조림 등 조림 요리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매운 두부조림을, 어머니는 우렁이 두부조림을 주문했다. 가격은 각각 10,000원, 12,000원이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 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콩나물무침, 김치, 무생채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슴슴하게 무쳐낸 콩나물은 매운 조림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두부조림이 등장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매운 향이 코를 찌르면서 식욕을 자극했다. 큼지막하게 썰린 두부와 채소들이 빨간 양념에 푹 잠겨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젓가락으로 두부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으니, 매운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정말 화끈하게 매웠다. 하지만 단순한 매운맛이 아니라,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졌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두부는 부드럽고 촉촉했고, 양념은 깊게 배어 있었다. 밥 위에 두부조림과 양념을 듬뿍 올려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왜 사람들이 밥 두 공기를 시켜 먹는지 알 것 같았다. 어머니의 우렁이 두부조림도 맛을 봤다. 매운 두부조림보다는 덜 매웠지만, 우렁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더해져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정신없이 두부조림을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고등어조림을 시킨 손님이 “고등어는 좀 비리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이 집은 두부조림 맛집인가 보다. 다음에는 갈치조림에도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식당 주인의 응대가 살갑지는 않았다. 퉁명스러운 말투에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맛 하나는 정말 최고였다. 그리고 좌식 테이블이 어르신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하늘은 더욱 맑고 푸르렀다. 매운 두부조림 덕분에 온몸에 활력이 넘치는 듯했다. 어머니도 오랜만에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이었다. 태백 맛집 초막고갈두,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곳이지만,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갈치조림에 도전해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