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훌쩍 다가온 봄, 따스한 햇살이 창문을 두드리는 오후였다. 며칠 전부터 SNS에서 눈여겨봤던 충주의 작은 일식집, 쿠니소바가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혼을 담은 한 그릇’이라는 문구가 어찌나 강렬하게 다가오던지. 결국 나는 카메라를 챙겨 집을 나섰다. 오늘은 꼭 그 맛을 직접 느껴봐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충주 맛집 탐방, 그 설레는 여정의 시작이었다.
가게 문을 열자, 생각보다 아담하고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 테이블과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오픈형 주방에서는 요리사님의 분주한 손길이 보였다.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는 풍경이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어색함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혼밥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마제소바, 아부라소바, 라멘, 돈까스… 하나하나 다 맛있어 보여서 도저히 고를 수가 없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장어튀김’. 흔한 메뉴가 아니라 더욱 궁금해졌다. 결국, 고민 끝에 대표 메뉴인 마제소바와 사이드 메뉴로 장어튀김을 주문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제소바가 눈 앞에 놓였다. 검은색 그릇에 담긴 마제소바는 마치 예술 작품 같았다. 짙은 녹색의 부추와 쪽파, 윤기가 흐르는 고기, 김 가루, 그리고 정 가운데 톡 터질 듯한 노른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사진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였다. 특히 신선한 재료들이 듬뿍 들어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얼른 비벼서 맛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젓가락으로 면과 고명들을 골고루 비볐다. 촉촉한 면발이 젓가락에 엉겨 붙는 느낌이 좋았다. 드디어 첫 입.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한 면발과 아삭한 채소의 식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고기의 풍미가 깊고 진해서 정말 맛있었다. 왜 다들 마제소바, 마제소바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마제소바를 먹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주방을 바라봤다. 요리사님은 여전히 정성스럽게 요리에 집중하고 계셨다. 한 그릇, 한 그릇에 혼을 담는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았다. 이런 정성이 맛으로 느껴지는 걸까.

마제소바를 어느 정도 먹었을 때,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어튀김이 나왔다. 갓 튀겨져 나온 장어튀김은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다. 노릇노릇한 튀김옷과 윤기가 흐르는 장어 살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다. 튀김 위에는 느끼함을 잡아주는 특별한 소스가 뿌려져 있었다.
조심스럽게 장어튀김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이었다. 입에 넣는 순간,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장어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소스 덕분에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내가 평소에 장어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닌데, 쿠니소바의 장어튀김은 정말 특별했다. 신선한 장어를 사용해서 그런지, 전혀 비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완벽한 식감이었다.
마제소바와 장어튀김의 조합은 정말 최고였다. 짭짤한 마제소바와 고소한 장어튀김을 번갈아 먹으니, 질릴 틈이 없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어느덧 마제소바를 거의 다 먹어갈 때쯤, 직원분께서 밥을 조금 가져다주셨다.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밥을 넣고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짭짤한 양념과 고소한 밥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만들어냈다. 밥알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쿠니소바에서의 경험은 그 이상이었다.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맛,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쿠니소바는 혼밥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지만, 친구나 연인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다음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 특히 돈까스와 라멘이 궁금하다.

쿠니소바는 맛뿐만 아니라 가성비도 훌륭하다. 푸짐한 양에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군인들에게는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될 것 같다. 나 역시 앞으로 군 생활 동안 자주 방문할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리사님의 정성이 깃든 음식을 맛보면, 기다림마저도 즐겁게 느껴진다. 시간에 쫓기는 점심시간보다는 저녁이나 주말에 여유롭게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충주에서 제대로 된 일식 맛집을 찾는다면, 쿠니소바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 마제소바와 장어튀김은 꼭 맛봐야 할 메뉴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쿠니소바에서의 행복한 기억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마음까지 풍족해지는 기분이었다. 충주에 이런 맛집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앞으로 쿠니소바는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다.

쿠니소바, 당신의 혼이 담긴 한 그릇 덕분에 오늘 하루가 정말 행복했습니다. 조만간 또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도 맛보겠습니다. 번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