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품은 달콤한 위로, 삼척 순두부젤라또 4호점에서의 황홀한 디저트 여행

여름의 끝자락, 혹은 가을의 문턱에서 문득 달콤한 것이 당길 때가 있습니다. 특히 푸른 바다가 코앞에 펼쳐진 삼척이라면,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디저트가 더욱 간절해지죠. 삼척 해변을 거닐다 시선이 닿은 곳, ‘순두부젤라또 삼척점’은 그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며 발걸음을 이끌었습니다. 강릉의 명물 초당순두부를 활용한 젤라또라니, 얼마나 신선하고 독창적인 조합일까. 2016년 강릉에서 시작해 어느덧 삼척에 4호점까지 자리를 잡은 이 인기 디저트 브랜드의 문을 조심스레 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쨍한 햇살이 은은하게 스며드는 넓고 깔끔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정돈된 인테리어는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시처럼 편안함을 선사했습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도시는 풍경 액자는 이곳이 단순히 디저트 가게를 넘어, 잠시 숨을 고르고 감성에 젖어들 수 있는 공간임을 암시하는 듯했습니다. 창밖으로는 시원한 바다가 넘실거리고, 따스한 조명이 공간을 감싸 안았습니다. 이곳은 1인 1메뉴 주문 시에만 자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가 있었지만, 이 정도 공간이라면 그마저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양한 토핑의 도넛과 젤라또
상큼한 코코넛 가루를 덮은 도넛과 달콤한 마시멜로가 올라간 초콜릿 도넛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수많은 젤라또들이 차가운 쇼케이스 안에서 영롱한 빛깔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15가지가 넘는 다양한 메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맛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죠. 하지만 ‘순두부젤라또’라는 이름의 무게감 때문인지,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역시나 시그니처 메뉴였습니다. 물론, 이곳의 모든 젤라또에 순두부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다른 일반적인 젤라또들도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젤라또 기계로 매일 신선하게 만들어진다는 이탈리아식 젤라또는 쫀득하면서도 입안에서 천천히 녹아내리는 질감이 예술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말을 증명하듯, 젤라또 기계 안에서 부드럽게 휘저어지는 젤라또의 모습은 마치 황홀한 춤사위 같았습니다.

다양한 맛의 젤라또 진열
진열된 젤라또들은 각기 다른 색깔과 질감으로 보는 이의 미각을 자극합니다.

처음 맛보는 ‘순두부 젤라또’에 대한 기대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될 만큼 유명하다는 그 맛, 과연 어떤 풍미일까. 잔뜩 부풀었던 기대감은 조금 내려놓아야 할 수도 있다는 솔직한 후기들도 있었지만, 저는 오히려 그 담백함 속에 숨겨진 특별함을 기대했습니다.

저는 먼저, 이 곳의 정체성과도 같은 ‘순두부 젤라또’를 선택했습니다. 뽀얀 우윳빛에 은은한 두부 향이 감도는 이 젤라또는, 정말이지 ‘순두부’ 그 자체였습니다. 콩의 고소함이 젤라또의 부드러움과 어우러져, 전혀 달지 않으면서도 입안 가득 퍼지는 깔끔함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마치 갓 만들어진 연두부 한 스푼을 떠먹는 듯한, 혹은 담백한 두유를 얼린 듯한 느낌이랄까요. 젤라또라기보다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가까운 질감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저는 오히려 그 부드러움이 ‘순두부’라는 재료의 특성을 극대화한다고 느꼈습니다.

순두부 젤라또와 말차 젤라또
하얀색 순두부 젤라또와 녹색 말차 젤라또가 나란히 담겨 있습니다.

‘순두부 젤라또’의 깔끔함에 감탄한 뒤, 저는 흑임자 젤라또도 맛보았습니다. 짙은 검은색의 흑임자 젤라또는 보기만 해도 고소함이 느껴졌습니다. 한 입 떠먹자, 혀끝에 맴도는 부드럽고 진한 고소함은 ‘이건 진짜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볶은 흑임자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있어, 개인적으로는 순두부 젤라또만큼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또 다른 메뉴로는 피스타치오 젤라또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피스타치오 젤라또는 볶은 견과류의 고소함을 기대했지만, 이곳의 피스타치오 젤라또는 생각보다 싱그러운 맛이 강했습니다. 이탈리아 현지의 짙은 맛과는 다소 연하긴 했지만, 부담 없이 즐기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마치 풋풋한 봄의 싱그러움을 담아낸 듯한 느낌이었달까요.

도넛을 자르는 모습
견과류가 듬뿍 올라간 도넛을 덜어내는 섬세한 손길이 느껴집니다.

함께 곁들인 도넛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얗고 보송한 코코넛 가루를 듬뿍 묻힌 도넛은 달콤한 향과 함께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습니다. 마치 구름 위에 앉은 듯한 가벼움이었죠. 또 다른 도넛은 진한 초콜릿 아이싱 위에 구워진 마시멜로가 올라가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달콤함이 배가 되는 듯했습니다. 톡 쏘는 듯하면서도 달콤한 마시멜로는 혀끝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며, 풍성한 디저트의 경험을 완성해주었습니다.

카페 입구 사인
카페의 로고와 상호명이 돋보이는 세련된 간판입니다.

이곳의 젤라또는 젤라또라기보다는 ‘디저트 속의 디저트’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각 메뉴마다 섬세한 맛과 풍미를 가지고 있었죠. 특히 초당 옥수수 젤라또는 달콤한 옥수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마치 갓 쪄낸 옥수수를 먹는 듯한 행복감을 선사했습니다. 옥수수의 달큰함과 젤라또의 부드러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의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카페 내부 전경
넓고 쾌적한 카페 내부에는 테이블과 좌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의 젤라또는 맛뿐만 아니라, 그 특별함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순두부라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재료를 젤라또로 재해석한 창의성, 그리고 그것을 이탈리아 정통 방식으로 구현하려는 노력. 그 모든 것이 한 입의 젤라또에 담겨 있었습니다. 4,500원이라는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는 않지만, 이 특별한 경험을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모든 경험이 완벽했던 것은 아닙니다. 1인 1메뉴라는 규칙은 때로는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고, 몇몇 직원들의 태도가 아쉬웠다는 후기도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에도 주문을 받던 직원분께서는 다소 무심한 태도를 보이셔서, 힐링을 위해 찾은 여행길에 잠시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의 젤라또가 가진 매력은 그러한 단점들을 상쇄할 만큼 충분했습니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던 삼척의 바다를 바라보며, 차가운 젤라또 한 스쿱을 입안 가득 넣을 때의 행복감이란. 너무 달지 않아 질리지 않고,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그 맛은 마치 더위를 잊게 해주는 시원한 파도 같았습니다.

삼척 해변을 찾는다면, 이곳 ‘순두부젤라또’에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독특한 맛의 경험과 함께, 탁 트인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일상의 번잡함을 잊고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젤라또 하나에도 정성이 담겨 있고, 그 맛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곳. 이곳에서의 시간은 분명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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