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오늘따라 입맛이 왜 이렇게 없는지 모르겠어요. 밥상은 차려 놨는데 영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이럴 때 생각나는 게 딱 하나 있잖아요. 바로 푸짐하게 구워 먹는 고기! 그것도 그냥 고기가 아니라, 입에서 살살 녹는 그런 고기 말이에요. 마침 얼마 전에 동네에 새로 생긴 고깃집이 있다고 해서, 우리 집 식구들 다 데리고 한걸음 달려가 봤답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은은하게 풍겨오는 숯불 향이 코를 간질간질하네요.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맡던 그 향기예요. 테이블마다 놓인 동그란 불판 하며,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을 보니 벌써부터 마음이 든든해지더라고요. 괜히 어깨춤이 절로 나올 뻔했어요.

제일 먼저 맛을 본 건 역시나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돼지갈비였어요. 불판 위에 딱 올려놓는 순간, 두툼한 고기에서 퍼지는 마블링이 예술이더라고요.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가 어찌나 구미를 당기는지, 젓가락을 쥔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죠.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니까요. 겉은 살짝 바삭한데 속은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렸어요. 딱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에요.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고, 딱 적당하게 양념이 배어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랄까요.

돼지갈비만 먹기 아쉬워서 이번에는 불고기도 주문했어요. 뚝배기 불고기처럼 보글보글 끓여져 나오는 불고기였는데, 국물도 자작하고 고기도 넉넉하게 들어있더라고요. 다른 집 불고기와 뭐가 다르냐고요? 음, 저는 굳이 다른 점을 찾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따끈한 뚝배기에서 바로바로 떠먹는 그 맛이 참 좋았거든요. 밥 한 숟가락 위에 불고기 얹어서 쓱쓱 비벼 먹으니, 이게 바로 천상의 맛이지 싶더라고요.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 그런 맛이랄까요.

물론, 솔직히 말해서 돼지갈비에 비계가 좀 많은 것 같다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어요. 하지만 그게 또 씹는 맛을 더해주기도 하고, 숯불에 구우면서 기름이 쫙 빠지니 오히려 더 고소하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모든 음식이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이 집 음식에는 분명 할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시던 그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았어요.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있었어요. 특히 갓 무친 듯한 겉절이는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서 고기랑 같이 먹으면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맛을 돋워주더라고요. 샐러드도 신선한 채소에 부드러운 마요네즈 드레싱이 뿌려져 있어서 부드럽게 즐길 수 있었고요. 밥이 술술 넘어가는 게,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요.

이야, 그런데 직원분들 친절도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 들었는데, 제가 갔을 때는 다들 바쁘신 와중에도 나름 신경 써주시는 것 같았어요. 물론 아주 친절하다기보다는 딱 필요한 만큼의 응대를 해주셨지만, 그래도 가게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답니다. 어수선하지 않고 깔끔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어요.

이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뉴가 또 하나 있었으니, 바로 물냉면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시원한 물냉면을 참 좋아하거든요. 쫄깃한 면발에 새콤달콤한 육수가 어우러져서 고기 먹고 난 후에 입가심으로 딱 좋더라고요. 살얼음 동동 띄워진 시원한 육수를 한 숟가락 떠먹으니,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아, 물론 비빔냉면은 제 입맛에는 살짝 아쉬웠어요. 이건 뭐 개인 취향이니까요. 그래도 물냉면은 정말 추천할 만했어요.
이 집은 가족 모임으로 와도 좋고, 친구들이랑 술 한잔 기울이기에도 좋고, 사랑하는 남편이랑 데이트하기에도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각자의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메뉴도 다양하고, 무엇보다 음식에서 느껴지는 정성이 참 좋았거든요. 오랜만에 먹는 집밥 같은 그런 든든함이랄까요.
마지막 한 점까지 싹 비우고 나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뱃속도 든든하고 마음도 푸근해지고요.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집 밥’을 먹은 듯한 기분이랄까요. 다음에 또 입맛 없을 때, 혹은 그리운 옛날 맛이 생각날 때, 꼭 다시 찾고 싶은 그런 동네 맛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