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마산 창동 거리는 여전히 활기 넘쳤다. 낡은 간판과 새로운 가게들이 뒤섞여 묘한 조화를 이루는 풍경 속에서, 나는 한 빵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마산의 명물’이라 불리는, 1959년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고려당. 빵지순례자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붉은 벽돌로 지어진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벽돌 사이사이에는, 오랜 시간 이곳을 드나들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는 듯했다. “Since 1959″라는 문구가 새겨진 간판은, 이 빵집이 얼마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지 짐작하게 했다.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쓰여진 ‘고려당’이라는 간판 글씨는,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졌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이랄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달콤한 빵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갓 구워져 나온 빵들의 향기는, 어린 시절 동네 빵집에서 맡았던 추억의 향기를 떠올리게 했다.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감돌았다. 쟁반과 집게를 들고 빵을 고르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진열대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놓여 있었다. 단팥빵, 소보로빵, 크림빵과 같은 기본 빵부터 시작해서, 독특한 모양과 맛을 자랑하는 빵들까지, 그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빵들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마치 빵들의 향연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쟁반을 들고 천천히 빵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생크림 스틱. 길쭉한 빵 속에 부드러운 생크림이 가득 들어 있고, 겉에는 카스테라 가루가 듬뿍 묻혀져 있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생크림 스틱을 구매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쟁반에 하나 담았다.
다음으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빠다빵(버터빵)이었다. 식빵을 사용해 만든 미니 샌드위치 같은 모습이 독특했다. 빵 사이에 버터 크림이 듬뿍 들어 있는 듯했다. 왠지 모르게 어릴 적 먹었던 버터 크림 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비주얼이었다.

고민 끝에 나는 생크림 스틱, 빠다빵, 그리고 왠지 끌리는 땅콩크림빵을 쟁반에 담았다. 계산대 옆에는 밀크쉐이크도 판매하고 있었다. 빵과 함께 밀크쉐이크를 마시면 더욱 맛있을 것 같아, 밀크쉐이크도 하나 주문했다.
빵을 들고 안쪽에 마련된 테이블로 향했다. 테이블은 6개 정도 있었는데, 다행히 자리가 하나 남아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빵을 펼쳐놓으니, 마치 소풍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장 먼저 생크림 스틱을 맛보았다. 빵을 한 입 베어 무니, 부드러운 생크림이 입안 가득 퍼졌다. 달콤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생크림은, 빵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겉에 묻혀진 카스테라 가루는, 빵의 식감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 주었다. 왜 사람들이 생크림 스틱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정말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다음으로 빠다빵을 맛보았다. 빵은 부드러웠고, 버터 크림은 달콤하면서도 고소했다. 빵과 버터 크림의 조화는, 어린 시절 먹었던 버터 크림 빵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마지막으로 땅콩크림빵을 맛보았다. 땅콩 크림은 고소하면서도 달콤했고, 빵은 쫄깃했다. 땅콩 크림빵은, 왠지 모르게 든든한 느낌을 주었다.
밀크쉐이크는 달콤하고 시원했다. 빵과 함께 마시니, 더욱 맛있었다. 하지만 밀크쉐이크는 단맛이 강하고 층이 져서 잘 섞이지 않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빵을 먹으면서 가게 안을 둘러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빵을 즐기고 있었다. 가족 단위로 온 손님, 연인, 친구, 그리고 혼자 온 손님까지, 모두들 각자의 방식으로 빵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빵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듯했다.
고려당은, 단순한 빵집이 아닌, 마산 사람들의 추억과 함께 해 온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과 분위기를 유지하며, 사람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주는 곳. 이것이 바로 고려당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빵을 다 먹고 가게를 나서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빵을 먹은 것뿐인데,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행복했던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고려당은, 나에게 단순한 빵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으로 기억될 것 같다. 다음에 마산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맛있는 빵을 먹으며 추억을 되새기고 싶다.
창동 거리를 걸으며, 나는 고려당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행복을 곱씹었다. 낡은 건물들 사이에서 빛나는 고려당의 간판처럼, 이 빵집은 마산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빛나는 존재로 남을 것이다.

아쉬웠던 점: 몇몇 후기에서 위생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초파리나 나방을 보지 못했지만, 빵 진열대에 덮개나 비닐이 없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또한, 직원들의 친절도에 대한 불만도 있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다. 하지만 서비스는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빵 가격이 계속 올라 파리바게트와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을 수 있다.
총평: 마산 창동에 위치한 고려당은, 1959년부터 오랜 역사를 이어온 빵집이다. 다양한 종류의 빵들을 맛볼 수 있으며, 특히 생크림 스틱과 빠다빵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이다. 가게 분위기는 따뜻하고 활기차며, 빵을 통해 사람들의 추억과 행복을 이어주는 공간이다. 위생과 서비스는 개선될 필요가 있지만, 마산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맛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