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중앙동 만두 맛집, 추억을 빚는 풍미 “만두먹고찐빵먹고”

순천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부터 쏟아지는 빗줄기에 계획했던 일정은 모두 틀어지고 말았다. 숙소에서 늦장을 부리다 겨우 나선 길, 따뜻한 무언가로 속을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문득 떠오른 것은 순천 중앙시장의 작은 만두 가게, “만두먹고찐빵먹고”였다. 시장 초입에 자리 잡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 우산을 받쳐 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시장 어귀에 다다르자, 촉촉한 빗소리 사이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활기찬 상인들의 목소리가 정겹게 느껴졌다. 그리고 저 멀리, 마치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하얀 김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바로 “만두먹고찐빵먹고”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스한 온기였다. 은색 찜기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모습은 어릴 적 어머니가 찜통에 만두를 찌던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가게 앞에는 간판 대신 손으로 큼지막하게 쓴 메뉴판이 붙어 있었다. 왕만두, 김치만두, 새우만두, 찐빵, 그리고 옥수수빵까지. 소박하지만 정겨운 메뉴 구성이 오히려 마음을 끌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옥수수빵이었다. 노란 글씨로 큼지막하게 “옥수수빵 3,000원”이라고 적혀 있는 모습이 어쩐지 모르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만두먹고찐빵먹고 가게 전경
시장 초입에 자리 잡은 “만두먹고찐빵먹고”의 정겨운 모습. 켜켜이 쌓인 찜기에서 따뜻한 김이 피어오른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김과 함께 만두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분주하게 만두를 빚고 찜기에 넣는 주인 아주머니의 손길은 마치 숙련된 장인의 그것과 같았다. 좁은 공간이었지만, 훈훈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나는 김치만두와 새우만두를 반반 섞어 주문하고, 옥수수빵 하나를 추가했다.

주문한 만두가 나오기 전,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벽에는 오래된 듯한 메뉴판과 함께, 손님들이 남기고 간 작은 낙서들이 가득했다. “만두 정말 맛있어요!”, “찐빵 최고!” 같은 짧지만 진심이 담긴 문구들이 미소를 자아냈다.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만두가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만두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김치만두는 붉은 빛깔이 살짝 감돌았고, 새우만두는 뽀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만두를 집어 들었다. 뜨거운 김이 손끝에 느껴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먼저 김치만두를 맛보았다. 얇은 만두피 안에는 꽉 찬 김치 소가 들어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매콤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김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적당히 매콤한 맛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뒤이어 느껴지는 돼지고기의 고소함과 야채의 신선함은 김치만두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김치만두와 새우만두
매콤한 김치만두와 뽀얀 새우만두의 조화. 얇은 만두피 안에 꽉 찬 속이 인상적이다.

다음으로 새우만두를 맛보았다. 뽀얀 만두피 안에는 통통한 새우 한 마리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탱글탱글한 새우의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은은한 새우의 단맛과 함께,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김치만두의 매콤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새우 특유의 풍미가 섬세하게 살아있어, 만두의 밸런스를 훌륭하게 잡아주었다.

만두를 다 먹고 난 후, 마지막으로 옥수수빵을 맛보았다.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촉촉한 옥수수빵은 겉모습부터가 남달랐다. 한 입 베어 무니, 은은한 옥수수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퍽퍽함은 전혀 없고,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묘한 중독성을 불러일으켰다. 따뜻한 우유 한 잔과 함께 먹으니, 그 풍미가 더욱 깊어지는 듯했다.

메뉴판과 옥수수빵
손글씨로 정겹게 쓰여진 메뉴판과 옥수수빵. 소박하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메뉴 구성이다.

“만두먹고찐빵먹고”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을 선물해 주는 경험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은 이곳을 순천 맛집으로 기억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미소와 정겨운 분위기 또한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순천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옥수수빵을 두 개 사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가게 문을 나섰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은 따뜻해졌다. “만두먹고찐빵먹고”에서 맛본 만두와 옥수수빵의 풍미는 순천 여행의 마지막을 훈훈하게 장식해 주었다. 중앙시장의 활기찬 에너지와 함께, 이곳에서의 추억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찜기 안의 만두
찜기 안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만두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찜기 안의 만두
투명한 뚜껑 너머로 보이는 만두의 모습이 식욕을 자극한다.
메뉴판
정겨운 손글씨 메뉴판. 다양한 만두와 찐빵, 옥수수빵을 판매한다.
가게 전경
소박하지만 정겨운 가게 전경. 매일 직접 팥을 쑨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만두먹고찐빵먹고 간판
“만두먹고찐빵먹고”라는 상호가 재미있게 쓰여진 간판.
포장된 만두
깔끔하게 포장된 만두.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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