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짜 맛있는 이야기 하나 풀어볼까 해요. 얼마 전에 망원동에 있는 ‘해금도’라는 곳에 다녀왔는데, 와… 여기 진짜 물건이에요. 평소 같으면 좀 까다로운 편인데, 여긴 뭐 하나 거를 타선이 없더라고요. 일단 들어가자마자 풍기는 신선한 바다 내음부터가 심상치 않았어요. 왠지 모르게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는데, 탁자 위에는 벌써부터 정갈하게 차려진 놋쇠 수저 세트와 은은한 조명이 따뜻하게 비추고 있었죠. 왠지 특별한 날에 온 기분이랄까요?

저희는 ‘한상차림’으로 주문했어요. 결혼기념일이라 특별하게 맛있는 걸 먹고 싶었거든요. 처음에는 ‘이 가격에 뭘 얼마나 주겠어?’ 싶었는데, 이게 웬걸요. 테이블이 꽉 차도록 푸짐하게 나오는데, 눈으로만 봐도 신선함이 가득 느껴지는 거예요.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바로 삼치회였어요. ‘공덕동의 허걱스런 삼치회 가격보다 반 정도에 즐길 수 있다’는 말처럼, 이곳의 삼치회는 정말이지 감동 그 자체였어요. 12월 말이라 아직 삼치 맛이 여리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는 그 부드러움이란! 껍질까지 그대로 붙어 있는 부위는 또 얼마나 별미인지 몰라요. 마치 ‘이게 바로 진짜 삼치회구나!’ 하고 깨닫게 해주는 맛이었죠.

같이 주문한 와인과도 궁합이 환상이었어요. 회의 풍미를 제대로 살려주는 게, 마치 이 조합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착 달라붙더라고요. 특히 홍가리비랑 같이 먹으니 그 풍미가 배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처음 먹어본 미더덕회! 사실 비린 걸 잘 못 먹는 편인데, 해금도의 미더덕회는 전혀 비리지 않고 깔끔했어요. 쫄깃한 식감과 신선한 바다 향이 어우러져 씹을수록 감칠맛이 돌더라고요. ‘이런 만족스러운 식사는 정말 오랜만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이 외에도 정말 알찬 구성이었어요. 바삭하게 튀겨낸 옥돔구이는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줬고, 부드러운 치마살 육전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죠. 특히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곱창김과 초무침은 정말 예술이었어요. 두툼한 회 한 점에 밥, 양념장까지 척 올려 곱창김에 싸 먹으면… 크으, 이건 말해 뭐해요. 갓김치와 미나리무침도 정말 맛있었고, 사장님이 알아서 계속 리필해주시는 센스 덕분에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었어요.


코스 중간에 나온 삼치 조림도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어요. 비린 맛 없이 너무나 맛있게 잘 먹었죠. 사실 평소에 생선 조림을 잘 안 먹는데, 여기 조림은 정말 인정이에요. ‘완벽 그 잡채!’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물론 모든 게 완벽하진 않았어요. 오징어순대는 기대했던 통찜과는 달라서 조금 아쉬웠고, 매운탕은 살짝 단맛이 강하게 느껴졌거든요. 양이 아주 많다고 느끼진 않아서 단품을 추가했는데, 양 대비 가격이 조금 비싸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홀이 넓은 편이 아니라 좌석 간격이 여유롭지 않아 조금 시끄러운 느낌도 있었지만,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 편안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런 작은 아쉬움들이 전체적인 만족도를 깎아내리진 못했어요. 오히려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죠. ‘이런 만족스러운 식사는 정말 오랜만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에요. 정말 돈은 이런 데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장님을 비롯한 직원분들도 정말 친절하셨어요. 재료도 신선하고, 메뉴 구성도 좋고, 양도 만족스럽고요. 계절별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에요. 서울 한복판에서 이렇게 신선하고 질 좋은 해산물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해금도는 정말 보물 같은 곳이죠.
솔직히 ‘두 번은 모르겠다’는 평도 봤는데, 저는 이번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물론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다른 메뉴도 시도해보고 싶지만, 한 번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불행하다고 느낄 때 오려구요’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다음에 또 기운이 없을 때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위로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망원동에서 특별한 날, 혹은 그냥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주저 없이 해금도를 추천하고 싶어요. 신선한 해산물의 향연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편안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까지. 이곳은 정말 ‘완벽’ 그 자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어요. 저도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그때는 또 어떤 제철 음식이 나올지 기대해 봐야겠어요!